
2024 한울회 스케치여행
2024 한울회 스케치여행
일시: 2024년 4월 23일 (화)
장소: 홍성 이응노의 집, 대전 이응노 미술관, 대청호 천상의 정원 등
07:30 압구정 현대백화점 주차장 중앙고속버스
07:50 동천역, 죽전 정류장 경유
10:00 홍성 이응노 생가, 기념관 방문
12:00 대전 도착 중식(대나무 통밥 맛정식)
13:00-14:00 이응노미술관 관람 14:30-16:30 옥천 천상의 정원 산책
17:00 서울로 출발 19:00 죽전 상행 정류장 하차
19:20 양재역, 강남역, 신논현역 하차 (3호선, 2호선, 9호선, 신분당선)
(사무국장 김은정 010-8768-7176 / 회장 박혜령 010-3890-0556)
고암 이응노 顧菴 李鷹魯 (1904.1.12.~1989.1.10.)
1904년 충청남도 홍성에서 태어난 고암 이응노 화백은 동아시아의 서화전통을 활용해 현대적 추상화를 창작한 한국현대미술사의 거장입니다.
이응노화백은 1989년 파리에서 생을 마감했습니다. 전통 사군자 작가로 미술에 입문하였고 21세인 1924년에 《조선미술전람회》에 처음 입선한 이후 일제강점기에 여러 차례 수상하고,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1930년대 후반과 1940년대 전반에는 일본에서 새로운 산수화풍을 습득하기도 했습니다. 해방 후에 새로 개설된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로 부임하였으나 이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50대인 1958년에 프랑스 파리로 떠났습니다. 프랑스로 건너간 이후 동서양 예술을 넘나들며 ‘문자추상’, ‘군상’ 시리즈 등 독창적인 화풍을 선보이며 유럽 화단의 주목을 받았고 독일, 영국, 이탈리아, 덴마크, 벨기에, 미국 등지에서 수많은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1964년에는 파리에 위치한 세르누시 미술관 내에 ‘파리동양미술학교’를 설립해 프랑스인들에게 서예와 동양화를 가르치며 동양문화 전파에 힘쓴 교육자이기도 했습니다.
1960년대에 ‘동백림 사건’에 연루되어 옥고를 치르고 난 후 다시는 고국에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열일곱 나이에 상경해서 도쿄로, 다시 서울로, 또 파리로, 쉼 없이 이어지는 예술의 여정 속에서 이화백의 의식세계 또한 확장해 갔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화백은 끊임없이 낯선 것을 받아들여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 마침내는 인종, 남녀노소, 취향까지 융화시켰습니다. 그가 남긴 3만 여점의 작품은 전통 서화부터 현대의 추상에 이르기까지 매우 폭넓고 다양합니다.
이응노화백이 타계한 뒤 고국에는 그를 기리는 두 건축물이 세워졌습니다. 대전의 《이응노미술관》과 홍성의 《이응노의 집》입니다.
이응노의 집
한국의 중진 건축가 조성룡 설계이며 조성룡의 다른 작품으로는 광주 의재미술관, 서울올림픽미술관 등이 있습니다.
이화백의 생가 터는 이화백이 태어난 곳이었어도 그 흔적은 사실상 전무했습니다. 생가는 사라졌고 주변 땅 모양은 이화백이 살던 시절과는 많아 달라진 상태였습니다. 남아있는 것은 그가 1940년대 그린 고향 초가집과 주변 풍경 그림뿐이었습니다. 전시할 소장품도 거의 전무한 상태였습니다.
건축가는 옛 지적도와 자료를 뒤지고 60년대 지도를 보며 옛 논두렁의 흔적을 찾아 복원하는데 초점을 두었습니다. 그리고 홍성을 대표하는 두 산인 용봉산과 월산(또는 일월산)을 건물의 축으로 삼았습니다. 외부 벽의 한 면은 모두 흙으로 마감했기에 이응노의 집은 완만한 언덕 위에 흙덩어리가 모여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복원된 초가집과 함께 조화를 이루는 외관과 달리 기념관 내부는 온통 콘크리트만 보이는 강하고 엄숙한 분위기로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그리고 긴 건물 사이사이로 빛이 스며듭니다.
건축가는 이화백의 삶을 공간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이응노의 집’은 여러 가지 건축적 가치를 담아낸 점을 높게 평가받아 2013년 한국건축문화대상을 받았습니다.
이응노미술관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 건축가 로랑 보두엥이 이화백의 ‘문자 추상’에서 모티브를 얻어 설계했습니다. 현대적인 건축물로서 수직과 수평 구조체들이 교차하는 지붕이 강력한 존재감을 만들어냅니다.
특히 고암의 작품 《수(壽)》 속에 내재된 ‘조형적 구조’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작품 속 드로잉적 요소를 구조로 전환하여 건축적으로 해석하였습니다. 작품 《수(壽)》는 1970년대 고암의 구성적 문자 추상의 전형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한자 자체가 동양적 추상화의 바탕이다”라는 고암의 언급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은 한자 ‘목숨 수(壽)’를 해체, 조합한 것으로 고암만의 독특한 조형적 해석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미술관 입구에 서 있는 소나무 한그루에서 목숨 수(壽)자 모양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건축가는 전통건축에서의 공간요소인 담, 마당의 개념을 재해석하여 전시공간과 연계된 다양한 외부 공간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내부와 외부 공간이 다양하게 연계되어 있기에 관람객은 마치 산책하며 전시를 관람하는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자연공원의 자연환경을 담아내는 공간 설정으로 원래의 공원 부지에 대한 장소성을 배가시키고 있습니다.
천상의 정원
천상의 정원은 국내에서 3번째로 큰 대청호 한복판, 아름다운 호수정원 위에
자리 잡고 있는 말 그대로 천상의 정원입니다.
대청호 안에서 가장 뛰어난 경관이 펼쳐지는 이곳은 2003년부터 5가구의 주민들이 수생식물을 재배하고 번식•보급하는 관경농업의 현장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변성퇴적암과 대청호 호수에 둘러싸여 있는 천상의 정원은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 정원으로 평가를 받는 곳입니다.
이 곳 언덕 위에는 세상에서 제일 작은 교회가 대청호를 내려다보며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대청호를 끼고 있는 수생식물학습원이기도 합니다. 바위벼랑을 이룬 호반을 따라 이국적인 건축물이 늘어서 있고, 잘 가꿔진 정원과 나무들이 조화를 이룹니다. 수생식물원과 천상의 정원이라는 두 가지 이름은 이 공간이 가지는 두 가지 목적을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하나는 수질을 정화하는 수생식물의 가치를 들여다보게 하는 생태와 환경교육이 목적이고, 다른 하나는 아름다운 경관이 주는 휴식과 평안입니다. 자연이 주는 위안을 경험하면 그 가치의 소중함을 알게 될 터이니 두 가지 목적이 결국 하나로 귀결되는 셈입니다.
수생식물학습원은 농촌의 자연환경과 농업 환경이 어우러진 경관을 관광객에게 제공하는 이른바 ‘경관 농업’에 꿈을 둔 다섯 가구가 의기투합해 18년 동안 나무를 심고 정원을 만들고 식물원을 지어 일궈낸 공간입니다. 이 공간을 앞장서 만든 이가 주서택 원장입니다. 주원장은 청주에서 활동해온 목사이자 환경운동가로서 25년여 동안 한국대학생선교회(CCC) 간사로 일했고, 청주CCC 대표를 맡았으며 청주의 한 교회에서 목회를 했습니다. 환경운동에도 발벗고 나서 충북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대표를 12년간 지냈고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상임대표로도 활동했습니다.